무명(無名) : 여유로운 전시회로 딱이에요!
안녕하세요. 이번에 리뷰를 남기는 전시회는 바로..! 경복궁역 근처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다녀왔던 <무명> 전입니다. 아트스페이스3에서 하는 중이며 여유로운 전시회라서 요즘 같은 때에 더더욱 추천드리는 곳이에요.
이 포스터를 보고선 들어갔어요. 나점수 작가님의 개인전이며 8월 27일부터 10월 10일까지입니다. 요금은 없으며 지하로 쭉 내려가면 전시공간이 있어요. 10월 10일까지니까 아직 기간이 남았으니, 작가님 작품이 궁금하신 분들 혹은 경복궁역 근처에 일이 있으신 분들께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드려요 :)
월요일과 일요일은 휴관이며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 10시반부터 18시까지.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1시간 연장된 19시까지라는 점 참고해주세요.
입장하기 전, 먼저 해야될 게 있어요.
전시회를 보러 오셨다면 방문일지를 작성하시면 됩니다. 제가 마침 갔던 날이 전시회 첫날이었고 저보다 먼저 오신 분이 계셨어요. 제 정보를 작성한 뒤에 보러 들어가기 전 바로 오른쪽에도 작품이 있는 걸 발견했어요.
이미 여기에서부터 '오... 느낌 좋다'라는 생각을 하며 들어갔습니다.
전시회 공간은 사진으로 한 번에 보여드릴 수는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은 건 아니지만 그렇게 크지도 않아요. 공간에 흩뿌리듯이 놓여있는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고 가장 안쪽으로 들어오면 오피스가 있는 것도 보였어요.
공간은 서늘하다 싶을 정도로 시원했고 소리와 향기가 어우러져서 쉬어가는 곳이라 느껴졌어요. 일상에서 잠깐 벗어난 것 같았죠. 제가 이 전시회에 있는 동안 한 분이 같은 시간대에 계시긴 했지만 사람들이 북적거리지도 않았기에 더더욱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. (평일 낮에 방문했다는 점 참고해주세요)
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툭 갖다놓은 것. 천천히 걸어가서 둘러보는 여유로움. 제 일상을 돌아보면 주변이 전부 건물이지만 그만큼 자연도 많아요. 길가마다 나무가 심어져있고 공원도 종종 보입니다. 하지만 저 건물이 어떤 건물일까, 건물 디자인은 어떤지 보는 것에 비해 저 나무/식물의 종류나 모양새를 궁금해하진 않았어요. 내 눈에 들어오면서도 굳이 가까이에서 살피지 않는 존재라고 할까요. 이 전시회에서 저는 그러한 자연의 존재감을 느꼈어요.
띄엄띄엄 놓여있으면서 무거운 존재감을 뿜어내는 작품들이에요 :)
들어오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 건 왼쪽에 있는 이 작품이에요. 단단해보이는 나무가 세워져있고 주변으로 톱밥이 뿌려져있습니다. 다른 분들은 이 작품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겠고.. 다른 사람의 의견이 궁금해지는데 저같은 경우엔 먹먹한 감정을 느꼈어요. 제가 환경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라서 더 이입되어 그리 느껴졌을 수 있는데 마치 저 톱밥들이 인간에 의해 사용되고 남은 잔재같이 보였거든요. 자신이 다 깎여져나간 상황에서도 우뚝 서있는 모습처럼 보였어요. 실제 작품의 의도는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톱밥을 피해 한 바퀴 걸으면서 먹먹한 감정을 계속 느꼈어요.
날 것의 이미지가 참 좋았던 이 전시회. 한 층으로 되어있고 지하에 있어서 굳이 찾아오지 않으면 지나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저는 10월 10일 전에 한 번쯤 가보시는 걸 추천드려요. 여유로운 감정, 사색의 시간, 그리고 나만의 해석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전시회예요.
작품의 제목 혹은 설명이 없기에 더 좋았던 이곳. 추천하면서 다음 전시 리뷰로 돌아올게요 :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