김건일 개인전, 바람이 지나는 길 :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의 전시회.
장소 : 아트센터 화이트블럭
기간 : 200905-201011
요금 : 3,000원 혹은 커피/음료 한 잔 가격(전시포함)
안녕하세요. 오늘은 벌써 추석 연휴의 마지막날이에요. 모두들 푹 쉬셨나요? 긴 연휴였지만 역시 연휴의 끝은.. 아쉽지 않을 수가 없어요. 저도 나름 잘 보낸 것 같으면서도 조금만 더 쉬고싶은 마음이네요.
이번 포스팅에서는 9월에 다녀왔던 전시회 리뷰를 가져왔습니다. 9월 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진행하는 전시로, 아직 며칠 남았기에 소개해드리려고 해요. 제가 전시를 본 곳은 파주 헤이리마을 안에 있는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입니다. 이번에 본 게 아마 3번째 전시일 거예요. 처음 왔을 때 여유로운 분위기와 좋은 전시에 반해서 '또 와야지' 했던 기억이 나네요. 언제 와도 좋은 이곳, 여러분들도 아셨으면 하는 마음에 리뷰를 시작해봅니다!
오전 11시 오픈이라고 되어있어서 그 시간에 거의 맞춰서 갔어요. 엄마와 둘이 간 데이트였는데 직장을 다니는 엄마는 특히나 코로나로 사람 많은 곳을 가는 걸 꺼려하셨어요. 주말에 헤이리마을을 가면 사람이 많이 온다는 걸 알지만 다른 카페에 비해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오픈 때부터 바글바글한 곳은 아니라서 일찍 갔어요.
덕분에 전시회 보는 내내 저희밖에 없었고 다 본 다음 카페에 자리잡았을 땐 한두팀 씩 들어오는 걸 볼 수 있었어요. 사람 없는 여유로운 공간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평일이 베스트고 주말밖에 안 된다면 오픈 시간 맞춰서 가는 걸 추천드릴게요.
입장하자마자 열체크를 하고 방문기록을 작성했어요. 필수죠.
전시 요금은 3,000원인데 1층에 카페가 크게 되어있고 카페 음료나 커피를 주문하면 전시회가 포함이에요. 이렇게 좋은 곳은... 언제나 환영입니다. 커피/음료를 마시지 않을 이유가 없죠. 이번 포스팅에서 자세히 찍은 사진이 없지만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의 카페 정말 예뻐요! 널찍하고 큰 통창이 있어서 햇빛도 잘 들어오고 (제가 간 날은 비가 조금씩 내려서 이 부분이 살짝 아쉬웠지만요) 층고가 높으니 탁 트인 공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.
전시회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좋은 공간에서 휴식할 수 있으니 헤이리마을 오시면 여기.. 굉장히 추천드립니다 ^.^
1층에도 작품이 조금 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전시는 2층에서 시작입니다. 2층과 3층에 전부 작품이 있었는데 이번 김건일 개인전은 3층은 거의 없고 2층에 있는 작품이 전부였어요.
이 사진 보시면 이곳이 어떤 느낌이구나, 와닿으실 거라 생각해요. 작품 간의 간격이 넓어서 여백의 미가 잘 느껴지는 공간이라고 할까요. 다양한 전시회가 있지만 이렇게 일상 속 쉼표가 되어주는 공간을 참 좋아해요.
<바람이 지나는 길>이라는 전시라서 그림에서 바람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어요. 우리 삶 속에 당연하게 있는 바람인데 그림에서 그러한 바람의 존재를 느낄 일이 많지 않았어요. 김건일 작가님의 이번 전시회 작품들 속에서는 모든 작품에 바람이 가득합니다 :)
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이 작품. 위풍당당하게 휘몰아치는 바람이 느껴졌다고 할까요. 일상에서는 만나지 않는 색감... 뭔가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은 저 컬러도 마음에 들었어요. 푸른 계열을 좋아하는데 제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 작업을 할 때는 저런 컬러를 만들어내지 못했는데..!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들을 볼 때면 멋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. 작품 사이즈도 작지 않아서 주는 힘도 커요. 이런 풍경을 묘사했는데 작은 사이즈였다면 느낌이 또 달랐을 거예요.
다른 공간에 들어가기 전, '바람과 향기를 느껴보세요' 라는 문구가 보였어요.
천장에서부터 천들이 내려오고 그 안엔 자연이 가득합니다. 중앙에선 에어컨이 약하게 틀어져있어서 살랑살랑거리는 천들을 볼 수 있고 좋은 향기도 느낄 수 있어요. 비록 중앙에 에어컨 하나라 공간 전체적으로 바람을 느끼기는 어려웠지만이렇게 공간 자체를 작품으로 만든 게 참 좋았어요 :) 천들 사이를 걸어다니면서 좋은 향을 맘껏 들이키는 순간에는 일상에서 벗어난 느낌을 받았고요.
공간 바닥에 잔디를 깔고, 여러 가지 장식을 하는 게 아니더라도 이렇게 작품을 천으로 옮겨오고, 인공적으로 만든 은은한 바람과 향기로도 충분히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. 참 좋았어요.
김건일 개인전, 바람이 지나는 길 전시회는 성공적이었습니다. 따뜻한 국화차와 카페 라떼를 마셨는데 맛 좋아요. 커피 맛집이다..! 까지는 아니더라도 원두도 괜찮고 먹을만해요. 전 특히 이곳의 국화차를 좋아하는데 티가 맛없는 곳이 웬만하면 없기도 하고 제가 느끼기엔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이랑 국화차 느낌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.
꼭 이번 전시가 아니더라도, 이곳 전시회는 언제나 좋았기에 추천드리면서 다음에 또 화이트블럭에 다녀온다면 리뷰를 남겨볼게요 :) 모두들 연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