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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 : 국내 미디어아티스트들을 만나다!Art/지식 2021. 1. 15. 21:30
안녕하세요 세모아입니다~ :) 얼마 전에 다 읽었던 책인 <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> 책리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. 현대미술, 미디어아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외국 작가나 흐름에 대한 책은 종종 봐도 국내의 흐름만 정리한 책은 딱히 본 적이 없었는데요...! 저와 같이 이쪽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추천드리는 책입니다 :)
여러분들은 미디어아트를 떠올렸을 때 바로 떠오르는 국내 작가님이 몇 분 있었나요..? 사실 전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라 불리는 백남준 작가님을 제외하고는 곧바로 생각난 사람이 없었어요 :( 물론 제가 공부할 게 많은 것도 크지만 국내 작가만 정리한 책을 접해보지 못한 것도 컸다고 생각합니다. 국내 미디어아트에 대해 낱낱이 알려주는 책/자료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저자도 알고 있었고, 저또한 미디어아트 정리를 위해 꼭 필요한 책이 나왔다고 느꼈어요.
<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>에서는 미디어아트 시초부터 동시대 미디어아트까지 수많은 작가님들과 그 작품을 소개합니다. 읽는 분들에 따라 주관적인 평은 다 다르겠지만 제가 느끼기엔 용어와 미술이론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분들이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 글 자체를 읽는 것엔 무리가 없으나 익숙하지 않은 단어라 완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고 할까요..! 당연히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평상시에 공부하던 분이시라면 분명 흥미롭게 읽을 책입니다 :)
앞으로 현대미술과 미술이론을 공부할 예정인 (대학원생 예정입니다 하하) 제겐 그리 쉽게 느껴지진 않았으나 최근 미술이론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만났던 용어들이 이 미술서적에서 튀어나오니까 굉장히 반가웠어요. 완독 후 다른 논문, 책들을 읽은 뒤 다시 <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>을 읽으면 이번에 읽었던 것과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!
왜 이러한 책이 나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해, 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이 알차게 정리되어 있습니다. 시기별로 어떤 작품이 나왔는지 정리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닌, 당시 사회상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있고 관련 철학, 이론, 그밖의 인물들에 대한 정보까지 있습니다. 따라서 이 책 한 권만 읽더라도 많은 지식을 흡수한다고 느껴질 수 있을 거예요. 펼쳐서 읽어보니 책 디자인도 깔끔하니 좋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.
또한 이 책이 가진 특징은! 주석이 풍부하다는 거예요. 용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있고 출처가 잘 표기되어 있어요. 본문을 뒷받침해주는 내용들도 적혀있고요. 이렇게 많은 정보들이 담겨있는 덕에 읽는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으나 꼭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. 저도 그렇게 읽으면서 '이것도 나중에 읽어봐야겠다' 하면서 표시해놓은 출처도 있고 ㅎㅎ 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.
<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>의 절반 이상은 작가와의 인터뷰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. 작가 본인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라 생생함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실제로 작가가 어떤 상황에서 어떠한 의도로 제작을 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.
이번엔 이 책 내용들 중 공유하고 싶은 내용들 일부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. 심플하게 딱 두 가지만 가져왔어요 ^^
김구림 작가님의 <1/24초의 의미>(1969)입니다.
당시 한국에서는 서구의 팝아트, 추상표현주의 같은 급진적인 예술실험을 수용하고는 있었으나, 산업화 측면에서는 개발도상국이었고 정치적으로는 군부독재라는 체제를 갖고 있었어요. 당대 한국예술과 사회 상황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때에 등장한 작품입니다. <1/24초의 의미>에서는 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본 도시풍경들, 하품하는 남자, 돌로 계란이나 새를 내려치는 장면 등 일관성 없는 장면들이 빠르게 나타납니다. 빠르게 산업화되어가던 1960년대 말 서울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 작품입니다.
지방에서 상경해 서울로 막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때, 도시의 풍경들은 자극적이었으면서, 하품하는 남자를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 대도시 생활에 대해 권태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감정을 말하는 영상 작업입니다. 90년대에 태어난 제겐 강남과 여의도가 형성되기도 전이었던 저 시기의 빠르게 변해가던 서울의 모습을 직접 겪으면 어땠을까 싶다가도 기대감, 동시에 불안감을 갖고 살았던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어요.
박현기 작가님의 <무제(TV돌탑)>입니다.
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직접 봤던 작품을 책 속에서 만나 깜짝 놀랐던 이 작업은 실제 돌이 쌓여있고, 그 사이 텔레비전을 통해 돌을 연속적으로 쌓은 모습을 보여줍니다. 1979년 제15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출품했던 것인데 이 작품이 박현기 작가님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고 합니다. 책 속 설명에 따르면 작품 속 비디오 영상은 강력한 시뮬라크르지만 그것이 아무리 강력하다 할지라도 이렇게 기술에 의해 재생된 이미지는 비물질적, 비현실적이어서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은 기계장치로 촬영된 이미지가 '허구'임을 깨닫게 됩니다. (물론 이 이미지가 가상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. 다만 우리가 무언가를 닮은 이미지를 볼 때 그것 자체와 '동일시'하는 습관을 갖고있다는 것! 을 기억하면 됩니다.)
실제와 똑같이 생겨 시각적인 일치를 보인다 할지라도 (사진이나 영상같은 것을 통해서) 그것은 실재가 아니며 만들어진 이미지일 뿐입니다. 이러한 매체의 특성을 굉장히 잘 담아낸 작품, <무제(TV돌탑)>은 직접 봤을 때도 인상적인 작업이라 생각했는데 마침 얼마 지나지 않아 책에서도 만나니까 반가웠어요.
국내의 미디어아트 흐름을 찬찬히 읽어볼 수 있어서 참 좋았던 <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>. 쉽진 않았지만 즐겁게 읽은 책이었고 얼른 2번, 3번 읽으면서 더 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:) 현대미술과 국내미술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라면 강력하게 추천드리는 책입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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